금. 3월 29th, 2024

현대차 메가트럭, 화재 ‘불씨’ 품은 채 도로 질주?

[이창환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매연저감장치(DPF) 결함 등으로 현대자동차가 자발적 시정조치를 진행 중인 4.5톤 메가트럭에 대해 DPF 및 HCI 등 주변 장치들과 관련한 화재 발생 가능성이 제기됐다.

8일 상용차 정비업체와 업계전문가 등에 따르면 유로6 기준에 맞춘 질소산화물환원촉매(SCR) 장치의 정화 효율 저하 문제와 매연포집필터(DPF) 균열 등으로, 자발적 시정 조치에 들어간 현대차 메가트럭의 HCI 부분에서 발화된 것으로 의심되는 화재가 최근 발생했다.

HCI 이격 또는 막힘(막힌 후 이탈)이 화재 원인?

경기소방재난본부(이하 재난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화재가 발생한 메가트럭의 화재 원인 조사에서 HCI의 이격이 발견됐고 이것이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HCI(Hydrocarbon Injection)는 매연을 태우기 위해 높은 온도로 가열된 연료(경유)를 분사해 주는 부분으로, 재난본부 관계자는 “화재의 발생으로 이탈한 것일 가능성도 있지만, 화재 발생 뒤의 상황이라도 이런 이격이 쉽게 생겨서는 안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HCI 제조사 가운데 하나인 일본 유슈이(USUI)에 따르면 HCI는 DPF를 재생하기 위해 배기가스에 연료(경유)를 분사하고 점화해 배기가스의 온도를 더욱 높이게 되고, 이 높아진 배기가스가 DPF 내부의 매연을 연소시킨다. 이런 연소(태우는) 과정은 고온에 노출된 가혹한(위험한) 환경에서 이뤄지므로 견고한 신뢰성이 요구된다.

이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HCI는 순간순간 짧게 써야하는데 프로그램 오버나 특정 이유 등으로 유입량이 많아지게 되거나 막히는 일이 발생해도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HCI 이격에 의한 것은 아직 단 하나도 알려지거나 확인된 바가 없으며, 이를 위한 정확한 분석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중형 및 대형 트럭 운전자들에 따르면 국내에서 생산되는 동급 디젤 차량 가운데 HCI는 현대차에만 적용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현대차의 ‘에어로시티’ H엔진부 요소수 호스가 터져 고열의 요소수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좌), 막혀버린 HCI 분사 테스트(우). (사진편집=이코노미톡뉴스)

배기가스 온도 급상승 DPF 녹아 ‘고온가스 가득 품고’

화재 발생 가능성은 또 있다. DPF가 가열된 배기가스 온도를 버티지 못하고 녹으면 고열의 암모니아 가스를 발생시키는 SCR장치까지 내부는 말 그대로 고온의 가스로 가득찰 수 있다는 것이다.

SCR(Selective Catalyst Reduction) 즉, ‘선택적 촉매 환원’은 트럭 등에 들어가는 대형 디젤 엔진의 질소산화물을 줄이기 위해 차에 요소수를 주입하는 기술로, 요소수가 가열되면서 고열의 암모니아 가스를 발생시켜 질소산화물을 만나 질소와 물로 환원시켜주는 원리를 이용한다.

상용차 서비스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DPF 내부 수트(그을음)량이 차오르면 오를수록 자동재생 주기가 짧아지고 연비저하와 함께 배기가스가 배출 될 수 있는 공간이 좁아진다. 이는 결과적으로 DPF가 버티기 힘들만큼 배기가스 온도를 급상승시키면서 내부에서부터 DPF를 녹여버린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한 정비사는 “DPF가 녹아 PM(미립자 또는 그을음)이 걸러지지 않은 채 그대로 빠져나가게 되면 이 때 요소수와 배기가스가 만나는 믹싱 챔버나 요소수와 SCR이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표면에 침착되게 되면서 SCR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DPF는 600~700도씨나 되는 뜨거운 배기가스를 유입해 태워야 하고 이 고열의 배기가스는 SCR장치를 통한 기화에 쓰는데 온도가 필요이상으로 상승되면서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진단했다.

매일 1000Km 이상 장거리를 운행한다는 메가트럭 5톤 윙바디 운전자는 “새차가 1년 정도 되고부터 요소수경고등(OBD)이 뜨기 시작하더니 자동재생이 매일 5~6회씩 일어나고, 출력도 저하돼 매주 서비스센터를 방문하게 됐다”며 “센터에서도 강제재생으로 연료만 낭비하고는 그냥 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가 DPF(SCR 포함)쪽 문제를 아니까 곧 리콜이 있을 것이라고 기다리라고 했었는데 이제 진행되는 것 같다”며 “유로 6기준에 맞춰 새로 산 차를 몰고 센터로 갈 때마다 돈과 시간이 너무 아깝다”고 토로했다.

현대차는 이런 유로6 기준 메가트럭 소유자들의 시정요구가 늘면서 이를 수긍해 무상수리 및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는 DPF나 질소산화물을 환원시키는 SCR장치 결함 등에 의한 운전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 일본 USUI사에서 생산하는 HCI. 화재원인으로 추정되는 HCI이격(우측아래). (사진=USUI)

※ 유로(EURO)6 란?

유럽연합(EU)이 도입한 경유차 배기가스 규제의 가장 최신 단계로 대형 트럭은 배기가스 중 질소산화물(NOx)·미립자(PM) 배출량을 각각 종전(유로 5) 대비 80%, 66.6% 감축해야 한다.

질소산화물 배출 허용 기준은 기존의 2.0g/kWh에서 0.4g/kWh 이하로 낮아지고, 미세먼지는 0.02g/kWh 이하에서 0.01g/kWh 이하로 강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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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환 이코노미톡뉴스 기자  lee10@economytal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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